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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레오버넷의 연설

에디오 2012. 1. 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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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되면 언젠가는 제가 이 회사를 물러날 때가 올 것이며 그 때 여러분이나 여러분의 후임자들 중에는 아마 우리 회사의 이름에서 제 이름마저 없애버리자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트웨인>, <로저스>, <소이어 앤 펀> 또는 <어잭스> 광고회사 등의 새로운 이름을 붙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일 그렇게 하는 것이 더 낫다면 저 또한 전혀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만약 그 이전에라도 제가 지금부터 열거하는 이런 날이 온다면 제 쪽에서 먼저 여러분들에게 우리 회사 이름에서 내 이름, <레오버넷>을 떼어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할 것입니다.


그 날은 바로 -


01. 광고에 종사하는 여러분들이 우리가 추구하는 철학이 담긴 좋은 광고를 만드는 데 보다는 돈을 버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낼 때,


02. 우리 회사를 떠받치고 또 끌고 나가는 카피라이터와 아티스트, 그리고 AE나 경영층이 광고회사만의 크리에이티브한 분위기, 즉 광고 만들기의 순수한 즐거움과 그를 통해 얻는 성취감이 돈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때,


03. 여러분들의 마음 속에서 더 좋은 광고를 만들어야겠다는 의지가 사라지는 날,


04. 광고주나 돈이나 그 돈을 버는데 드는 노력과는 상관없이 오직 더 좋은 광고를 만들겠다는 의욕을 상실하는 날,


05. 완벽함에 대한 여러분들의 열정, 즉 결코 일을 불완전하게 마무리하지 않겠다는 여러분의 의지를 상실하는 날,


06. 신선하면서도 기억에 남을 만한 그리고 신뢰감을 주는 광고의 필수조건이라 할 수 있는 독특한 나름의 방식과 분위기와 카피와 비주얼의 이상적 조화를 여러분이 더 이상 추구하지 않을 때,


07. 더 좋은 광고를 만드는 것이 바로 우리 레오버넷사의 모든 것이라는 생각을 잊어버리고 매일매일 자기 자신을 다듬어나가는 일을 멈출 때,


08. 또 여러분이 헨리 서로우(Henry Throw)가 이야기한 양심가 그룹 즉 양심적인 여자 또는 남자이기를 포기해버리는 날,


09. 그리고 우리 회사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며 본질인 성실에 대하여 여러분들이 적당히 타협하려 할 때,


10. 여러분들이 쉽게 가고픈 유혹에 빠져 일순간의 돈벌이를 위해 자신의 기회주의적 행동을 합리화하려 할 때,


11. 여러분들에게서 불완전함이나 부적절함 혹은 무능력의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할 때, 즉 여러분이 어떤 사물이 갖는 미묘한 특성이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날,


12. 규모의 대형화에만 관심을 갖고 훌륭하고 견실하며 경탄할 만한 일을 하는 데에는 등한시 할 때,


13. 여러분의 시야가 점점 좁아져 급기야는 사무실의 창문 수나 세고 있을 때, 


14. 여러분들이 겸손함을 잃어버리고 모든 것을 아는 체 하며 분수에 어울리지 않는 허풍쟁이가 될 때,


15. 여러분이 만들어내는 사과(광고)가 우리 회사의 분위기나 특성을 나타내는 것이 되지 못하고 단지 먹기 위한 사과나 광내서 번쩍거리는 사과(광고 그 자체를 위한 광고)일 뿐일 때, 


16. 해놓은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 일 자체 보다는 그 일을 잘못한 사람에 대해 비난의 화살을 돌릴 때,


17. 강력하고도 살아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지 않고 그저 일상적인 제작과정에 의존하려 할 때,


18. 능률면에만 관심을 쏳은 나머지 크리에이티브한 사고와 충동을 남에게 맡기거나 남에 의해 관리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될 때, 그리고 이러한 능력을 스스로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망각할 때,


19. 입으로만 크리에이티브한 광고대행사를 부르짖을 뿐 실제 행동은 그렇지 못할 때,


20. 그리고 마지막으로 타이프라이터와 씨름하고 있는 사람들(Copywriter), 마커 펜을 들고 사는 사람들(Art Director), 카메라에 매달려 있는 사람들(Photographer), 그리고 밤새워 계획을 짜느라 골머리를 앓는 사람들(AE, Media Planner)... 이 모든 외로운 사람들에 대한 존경심을 잊어버리는 바로 그 날, 여러분들이 오늘의 우리 회사를 있게해 준 이 고독한 사람들(이들을 내게 주신 신께 감사 드린다)을 잊어버릴 때, 그리고 그들은 각고의 노력을 통해 우리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경지, 즉 잠시나마 별을 따는 희열을 맛보았던 사람들 버릴 것이며 이왕 내친 김에 벽에 걸려있는 광고물도 몇 개쯤 발기발기 찢어버리겠습니다. 그리고 접견실의 사과는 모두 엘리베이터 통로에 던져 버리겠습니다. 다음날 아침, 여러분이 출근했을 때 회사는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바로 그날 아침, 여러분은 아마 이 회사에 붙일 새로운 이름 하나를 찾아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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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pyrechim.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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