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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iland/Pai

[태국여행] 방콕 도착부터 빠이(Pai)에 가기까지

에디오 2011. 4. 26.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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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2일 밤 9시쯤,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 도착했다. 

방콕에 오기 전에 미리 생각해둔 게 공항 수화물 보관소에 내 27인치 캐리어를 맡기고 백팩 하나만 메고 돌아다니기.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 수속을 마치자마자 짐 맡기는 곳을 찾아갔다.
1층으로 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1층에만 있던 게 아니였음-_-

가보니 어마어마한 짐들을 맡기는 외국인들을 많았다. 가격을 보니 하루에 100밧. 돈은 나중에 짐을 찾을 때 내면 된다.
 
 

짐을 맡기고 공항버스를 타려고 티켓 끊는 곳을 찾아가서 카오산로드행 버스표를 달라고 했다. 그러자 직원이 어디다 무전을 한번 하고 바로 표를 끊어줬는데 지금 빨리 가라고 한다. 곧 출발한다고. 보니까 버스가 막 출발하려던 차에 내가 표를 산 거였음.ㅎㅎ 하여튼 그렇게 마지막 승객이 되어 버스를 탔다. 버스엔 많은 외국인이 있었다. 게다가 거의 다 서양사람들. 호주에서도 그랬고 난 이상하게 어디 가는 데마다 서양인들만 있고 동양인은 거의 없는지 모르겠다. 남들은 어딜 가면 거의 다 동양인, 한국인이라고 하던데..;; 어쨌든 옆자리 사람과 인사를 나눴다. 건장한 체격의 그 남자는 자기가 어디서 왔다고 말했는데 처음 듣는 곳이어서 모르는 표정을 했더니 영국에서 왔다고 했다. 영국의 도시이름을 얘기한 거였다. 생각해보니 내가 만난 외국인 중에서 대다수 미국인과 영국인만 어디서 왔느냐고 하면 꼭 캘리포니아, 뉴욕, 런던, 맨체스터 등 나라를 얘기 안 하고 자기가 사는 도시를 말했다. 나도 I'm from Anyang 이라고 할껄.ㅋ


대략 30~40분 정도 지나니 목적지인 카오산로드에 도착을 했다.
'홍익인간'이라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를 가려고 생각해두어서 아이팟터치로 지도를 보고 찾아갔다.
도미토리인데다 혼자라서 예약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사람이 꽉 차있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안고 홍익인간에 도착했는데, 다행히도 방이 있었다. 비수기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았음. 괜한 걱정이었다.ㅎㅎ  

하루 치 방값 200밧을 계산하고 방에 들어갔다. 방은 생각보다 깨끗하고 괜찮았다. 수납공간도 많았고 개인 사물함도 있고...
수납공간에 가방을 놓고 저녁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내가 있던 곳은 카오산 메인로드가 아닌 건너편 람부뜨리로드 근처라서 카오산 메인로드를 갈까 하다가 그냥 숙소 근처 길을 걸으면서 구경을 했는데, 레스토랑 겸 펍이 꽤 많았다. 그리고 거의 레스토랑마다 라이브연주가 진행 중! 길을 걸으면서 이 분위기가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외국인이 많이 오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돌아다니다 좀 큰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팟타이와 싱하 한 병을 시켰다(태국에 있는 동안 팟타이를 여러 번 먹었는데 정말 맛있던 적이 없었다. 근데 여기서 처음 먹어본 팟타이가 그나마 괜찮았던 것 같다).
음식을 기다리던 중 할아버지 연배 정도 되어 보이는 직원분이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며 말을 걸었다.
어디서 왔느냐, 온 지 얼마나 됐냐 등등. 그리고 혼자 왔느냐고 해서 그렇다고 했더니 왜 혼자 왔느냐고 물어보신다.
근데 이 질문에 딱히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음(서양 애들은 혼자 여행중이라면 아 그렇구나 그냥 그런 반응인데 태국인들은 혼자 다니는 것이 신기한 것인지 왜 혼자 다니느냐고 많이 물음). 그래서 그냥 "I don't know" 라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자기가 내 친구가 되어주겠데.ㅎㅎ
손님이니까, 혹은 팁을 바라고 한 말일 수 있겠지만, 그 말이 너무나 고맙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나의 태국에 대한 첫인상이 꽤 좋았던 계기 중에 하나였음.
음식을 다 먹고 나서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왔다. 씻고 바로 침대에 누워 금방 잠이 들었다. 호주에서 말레이시아를 거쳐 방콕까지 오는 기나긴 비행에 지쳐 있었나 보다.




다음 날 8시쯤 잠을 깼다.
샤워한 후 2층으로 내려갔는데 같은 방 쓰는 어제 잠깐 본 형이 2층에 있어서 인사를 하고 얘기를 좀 나눴다.
그 형은 태국만 8번 여행 왔다고ㄷㄷㄷ. 이런저런 궁금한 것도 묻고 하다가 1층으로 내려갔다.
여기 게스트하우스는 식당도 겸해서 간만에 한국 음식을 주문했다. 제육덮밥을 시켰는데 맛이 꽤 괜찮아서 맛있게 잘 먹었다.

12시쯤에 체크아웃하고 짐을 맡겨놓고 그냥 거기 테이블에 앉아서 생각을 해봤다.
'치앙마이행 버스를 터미널 가서 갈까? 여기 게스트하우스에서 컨택하는 여행자버스로 갈까?'
호주에서 만난 경무형은 터미널에서 좋은 버스를 타는 게 좋다고 했는데, 당일 날 표가 있을지 확실치 않기에 결국 매니저한테 여행자버스 예약을 했다.
시간은 저녁 6시 출발.

대략 6시간 가까이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돌아다니기에는 너무 더웠다. 그래서 그냥 거기 계속 있기로 했음-_-;;
그 형도 이미 태국을 많이 왔기 때문에 굳이 어디 돌아다니려고 하시지 않아서 같이 얘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 형도 예전에 호주워킹홀리데이를 다녀왔다고 해서 사진도 보여주고 뭐 그렇게 있었는데, 같은 방이지만 얼굴을 못 봤던 작가라는 분이 들어오셨다. 어젯밤 다른 데서 주무셨다고 했다. 그 형이 그 작가분에 대해서 얘기를 해줬는데, 우리나라 배낭여행자 1세대라고 한다!
그리고 많은 여행 책들을 펴낸 분이라네. 네이버에 검색해봤더니 정말이었어. 성함은 '임헌갑'.


그 작가님이랑도 대화를 좀 나눴는데, 오랜 세월을 여행하셔서 그런 것인지 그분의 포스, 아우라가 느껴졌다.
작가님께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얘기해 드렸는데, 사실 나 스스로 그것에 자신이 없는 상태였는데 그분은 '그래도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거는 재능이 있나 보네'라는 말씀을 나에게 해주셨다. 그 말씀이 내 앞으로의 일에 대한 자신을 갖는 것에 어느 정도 보탬이 되었던 것 같다. 짧은 대화였지만 좋았다. 처음 보는 사람과 이런 대화를 한다는 자체도 신기했고.

하여튼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6시가 되니 태국인 한 명이 와서 치앙마이! 라고 외친다.
매니저가 저 사람을 따라가면 된다고 해서 가방을 챙기고 사람들과 인사를 한 후 그 태국인을 따라나섰다.
그렇게 돌아다니며 나처럼 따라오는 외국인들이 점점 많아졌고 버스에 도착했다.
버스는 그리 상태가 좋지 않았음^^; 가격이 350밧이었으니 좋은 버스를 기대한 게 잘못이었지 뭐.ㅎㅎ
뒤쪽 중간 창가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채워지면서 내 옆자리에는 작고 귀여운 백인 여자애가 앉았다.
버스가 출발하고 서로 인사를 나눴는데, 난 당연히 북미 아니면 유럽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르헨티나 사람이었다. 호주에서 브라질 사람은 봤는데 아르헨티나 사람 본 적은 그 애가 처음이었다. 간단한 대화를 나눈 후,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잠을 청했다.



치앙마이 가는 동안 휴게소를 한 3번은 들른 것 같음;; 거의 12시간이 걸려서 치앙마이에 도착했다.
어떤 주유소에 버스가 섰고 거기서 모두 내린 후 뚝뚝이 3대에 나누어서 사람들 모두 탄 후에 어떤 게스트하우스에 내려줬다.
아마 거기와 계약이 되어 있었나 보다. 그 게스트하우스 주인은 시내로 나가는 길을 알려주고 방 못 잡았으면 여기서 자라고 권유를 함.ㅋㅋ
어떤 외국인이 방 보여달라고 하고 방을 보고 나오더니 물이 잘 안나오니 어쩌니 말하고는 취소 ㅋㅋㅋㅋ
난 바로 빠이로 갈 생각이었기에 버스터미널 가는 법을 물어봤다. 근데 자기네서 미니버스 컨택이 된다고 한다.
여기서 9시 출발이고 터미널은 10시 출발. 그래서 난 좀 더 일찍 가고 싶었기에 그냥 거기서 예약을 했다.
그때 시간이 7시 반 정도였던거 같다. 시간도 남고 아침도 먹어야 했기에 중심가로 나왔다. 지도가 없었기에 돌아오는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 눈을 부릅뜨고 길의 특징들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갔다. 길치라서 꽤 두려웠다.ㅎㅎㅎㅎ

아침 일찍 이라 문을 연 음식점이 많지가 않았다.
돌아다니다 한 곳을 찾아서 자리를 잡았다. 메뉴를 보고 새우볶음밥을 골랐다.
태국 음식에서 볶음밥은 절대 실패 안 한다는 글을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ㅋㅋ
음식이 나와서 먹었는데 정말 괜찮았다. 지금까지 먹어본 새우볶음밥에서 제일 맛있을 정도?
그 때부터 나의 볶음밥 사랑이 시작되었다.ㅋㅋ


밥을 먹고 9시 거의 다 돼서 처음의 그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왔다.
근데 미니버스가 30분 늦을 거라고 하네! 이쉥키가-_-  
이럴 거면 차라리 터미널 갔지. 젠장.
거기서 30분을 아이팟터치 게임을 하면서 때우고 있었더니 뚝뚝이가 한 대 온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그걸 타라고 한다.
그래서 표를 보여주고 탔음.
난 속으로 '미니버스라며! 이걸 타고 빠이를 가?'
인터넷 검색해본 결과 빠이 가는 길은 무지 꼬불꼬불거려서 토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했는데 아니 이걸 타고 어떻게 가나 불안했다.

가면서 중간마다 나처럼 한 명씩 탄다. 거기에 탄 사람도 이걸 타고 가냐고 하면서 의아해함ㅎㅎ
하지만 우리의 걱정과는 다르게 AYA 서비스라는 곳에서 내려서 봉고차로 갈아탔다.

빠이 가는 길에 무척 졸렸는데 커브가 몇백 개라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고 해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ㅠㅠ
중간에 조그만 휴게소 같은 곳에 내려서 음료수 한 잔 마시고 있는데 빠이 지도를 나눠줬다. 굿굿.ㅋㅋ(막상 빠이에서 이 지도는 별 사용을 안했음-_-) 



한 4시간 정도 걸려서 빠이에 도착했다. 다행히 토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ㅎㅎ  
지도를 보면서 미리 생각해두었던 숙소로 갔는데 와이파이가 안된다네?
그래서 포기하고 근처의 리버사이드라는 곳에 갔다. 방갈로였는데 꽤 괜찮았다.
근데 여기도 와이파이가 안됐는데 피곤해서 그냥 하루만 묶기로 하고 계산을 했다.
방에 들어가서는 샤워하고 바로 잠을 잤다. 치앙마이 오는 버스에서 잠을 거의 못 잔데다 바로 빠이에 와서 많이 피곤했다.


 


4월 2일 밤에 방콕에 도착해서 4월 4일 낮에 빠이에 도착하는 얘기가 꽤 기네;;
차 이동시간 16시간 + 잠자는 시간 8시간 뺀 대략 24시간 동안의 일들에 대해서 이렇게 할 말이 많았던가 내가?ㅎㅎ;  
하여튼 태국에 가고 싶어했던 딱 한 가지의 이유인 빠이에서의 생활이 이날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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